김영래
*단풍 비가 내리는 밤*
세찬 비바람을 더 버티지 못하고
그 곱고 아름답던 단풍이 떨어져
비에 젖어 바람에 휘날립니다
비에 젖어 나뒹구는 단풍을
어떻게 위로할 줄 몰라
저물어 가는 밤하늘을 봅니다
모든 건 한순간 찰나에
왔다가 속절없이 떠나며
아픈 뒷모습을 남긴다
영원히 살 것처럼
건강하고 씩씩하던 친구도
하늘에 부름을 거역하지 못하고
먼저 떠나간
그 친구의 아련한 모습이
밤 비를 타고 오버랩됩니다
못다 한 아쉬움을 남기고 가
그리움으로 다가왔다가
밤하늘로 너울거리며
손을 흔들며 사라져 간다
퇴근길 분주한
우산 속에 발길은
각자 집으로 향하지만
오늘같이 밤비가
내리는 날은 창 넓은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고 쉬어 가렵니다
빨간 아기단풍을
거품 커피잔에 올려
가을 송별식을 하렵니다
유리창에 빗방울이
미끄럼을 타고 내립니다
숨 가쁘게 분주히 살아왔지만
알 수 없는 아쉬움이
희뿌연 비속에 그리움으로
다가와 창가에 서성이는 듯합니다
또 이렇게 한 계절이
그리움을 그리고 지나갑니다
가을이 남기고 간 흔적을
내 가슴속에
차곡차곡 담아 생각이 날 때마다
문득문득 꺼내 보렵니다~~~*
겨울을 재촉하는 밤비가 내리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