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방
고향에 보름달 밤
초지일관 여행
2013. 9. 22. 09:29
김영래
*고향에 보름달 밤*
저녁상을 물리자
기억 창고에 문을 열고
어린 시절 눈에 익숙한
동구 밖 언덕 위로
달맞이를 갑니다
아련한 추억을 더듬어
이 길을 다시 찾기까지
참 오랜 세월이 흘렀습니다
보름달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아무 변함 없이
둥글고 너그럽게
산과 강에 아무 편차 없이
공평 하게 분배하며
온 들녘을 밝히며
동그란 미소로 떠오릅니다
저 달은 아픔도 미움도
모두 잊어버리고
참고 살라 하는 것 같습니다
세상을 달래고
나를 달래며
천지는 둥글다 한다
가을을 받아들이며
머리 숙인 들풀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데
바람에 흔들리는
갈댓잎 사이로
내 마음을 숙성시키며
평온한 마음자리에
곡선에 미학을 배우며
아름다움에 취한 달밤
향긋한 풀 향기가
스쳐 지나가는데
자연에 이치에
탄복하는 끄떡임으로
내가 나를 토닥이며
달밤 산책을 합니다~~~*
초심으로 돌아간 달맞이 산책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