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하얀 논둑길 걸어가기
김영래
2016. 3. 10. 22:52
김영래
*하얀 논둑길 걸어가기*
어젯밤 비가 오는듯하더니
밤사이 봄 눈이 내려온 들녘을
하얗게 차려 놓았습니다
아마도 올해는
풍년이 들려고 그러는지
유난이 봄 눈이 자주옵니다
꽃샘추위에 봄바람은 차지만
걷는 걸 워낙 좋아하는 나는
논둑 길로 산책을 나갑니다
이런 날 하얀 들녘을 걷노라면
건넛마을에 개 짖는 소리가
바람결에 묻어와 아련히 들리고
전깃줄에 새들이
나란히 앉아 합창을 합니다
유년기에 눈에 익숙한 풍경에
마음은 벌써 포근한
향수에 젖어듭니다
안구 정화를 하며 걷고 나면
물질로는 풀 수 없는
또 다른 기쁨이 충만합니다
흐뭇한 마음에 한결 편안해지며
기분이 매우 좋아집니다
나의 서정적인 정서는
메마른 풀잎 흙냄새 마져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자양분입니다~~~*
유년기에 주입된 정서는 평생을 가나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