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해 질 녘 가을 들녘 길에서

초지일관 여행 2016. 9. 6. 07:04

 

 

 

 

 

 

 

 

 

 

 

 

 

 

 

 

 

 

 


 

 

 

 

 

 

 

 

김영래

 

 

 

*해 질 녘 가을 들녘 길에서 *

 

가을바람에 강아지풀이

고개를 숙이고 흔들거리는 날

내가 나를 찾아 정처 없이 걸어가다

 

다리가 아파져 올쯤

온종일 때 약 빛 아래서 그을린

얼굴에 땀을 닦으며 잠시 쉬어가렵니다

 

햇볕에 타고 거칠어진 손에 옹이를

어루만지며 알 수 없는 허전함이

엄습해 먼 하늘을 응시합니다

 

세월이란 이렇게

삭아 가며 사라져 가는 걸까

지나간 삶에 무늬를 반추해봅니다

 

고단한 삶 속에서도 지친 몸을

추스르며 희망에 덧칠하며

일어서려고 얼마나 애를 썼던가

 

수도 없이 지난날을 후회하며

다짐 속에서 보랏빛 환희를 꿈꾸며

앞만보고 정신 없이 달려왔는데

 

어느새 한해에 절반을 훌쩍 넘어

온 들녘에 가을빛을 띱니다

얻은 것은 무엇이고 잃은 것은 무엇인가

 

고독과 외로움에 허우적거리며

지치고 힘들어해도 위로받을 수 없는

책임감만 남아 있는 나이가 됐습니다

 

이를 악물고 살아온 지난날을

되돌아보니 재물도 명에도 한날

건강만큼은 소중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아챘는데 움켜쥐는 욕심이

가을바람에 먼지가 되어

흔적도 없이 분해되어 날아갑니다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인생

이제부터라도 나누고 베풀고 살아가려는

마음을 다시 한 번 추스려 봅니다 ~~~*

 

 

 

 

 

가을이 물드는 넓은 들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