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방

메마른 들풀 사이로 걸어갑니다

김영래 2016. 12. 2. 11:45

 

 

 

 

 

 

 

 

 

 

 

 

 

 

 

 

 

 

 

김영래

 

*메마른 들풀 사이로 걸어갑니다*

 

겨울로 성큼 다가선

메마른 빈 들녘에

갈색 바람이 지나갑니다

 

아무도 바람을 본 사람은 없지만

나뭇가지 흔들리는 소리와

강아지풀이 머리를 숙일 때

 

황토 돛단배는

물살을 가르며 겨울로 향해

바람을 타고 떠나갑니다

 

시절을 알아 차린 철새가

때 지어 돌아와 군무를 시작합니다

이미 겨울은 깊숙이 돌아왔지만

 

아직도 가을 열매는

떨어지지 못하고 끈기 있게 매달려

튼실한 종자 번식을 열망한다

 

계절을 앞서가며

갈색 풍경을 그리는 바람

나는 바람이 만드는 흔들리는

 

아름다운 미학에 취해

사각거리는 풀숲에 들어가

메마른 강아지풀 향기를 맡으련다

 

낙엽이 날리며 들풀이 머리를 숙이는 날

말없이 허공을 바라보다가

한 장 남은 달력 속으로 걸어갑니다~~~*

 

 

 

 

 

메마른 들풀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