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메마른 들풀 산책길

초지일관 여행 2020. 12. 4. 23:34

 

김영래

 

*메마른 들풀 산책길*

 

찬 바람에

시달려 메마른 들풀이

갈색 옷으로 갈아입고

 

휘어진 들길 따라

사각거리며 흔들리는

소리로 물결칩니다

 

인자한 주인을 잘 만난

예쁜 애견이 꼬리를 흔들며

앞서가며 산책을 좋아합니다

 

홀로 있는 왜가리가

부지런히 먹이를 찾고

긴 겨울 걱정하는 듯합니다

 

산책을 나온 부부가

정겨운 담소를 나누며

다정하게 지나갑니다

 

나는 강가에 홀로 앉아

해바라기처럼 해지는

풍경을 바라보니

 

지난여름부터

유난히도 긴 장마에

태풍 홍수 코로나까지 겹쳐

 

아무것도 이룬 것 없이

걱정만 하는 허둥거림에

만감이 교차합니다

 

앞으로 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올겨울도 슬기롭게 대쳐 하여

 

한마음 한 뜻으로

묵묵히 헤처 나가는

지혜의 길로 인도하시어

 

우리의 마음에 행운이

마주 닿아 늘 건강과

기쁨을 나눌 수 있게 하소서

 

현실을 버거워하는

달동네 소 시민에게도

추운 겨울을 해쳐나갈

용기와 축복을 내리 소서~~~*

 

 

해 질 녘 들풀이 흔들리는 강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