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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참 스승을 찾아서

 

 

 

 

 

 

 

 

 

 

 

 

 

 

 

 

  

대금 김수철

 

*참 스승을 찾아서*

 

우리 시대는 상실의 시대다. 우리는 물질적 풍요 하나를 얻기 위해 너무나 많은 것을 잃고 산다. 진정한 사랑도, 진정한 우정도, 진정한 평화도, 진정한 행복도, 진정한 삶도 우리는 다 잃어버렸다. 거기다가 우리가 지금 생애 가장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고 살고 있음을 따끔하게 일깨워주는 참 스승을 잃어버렸다. 아! 사방 둘러보면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사는 것 같은데 왜 내 마음은 이렇게 늘 텅 빈 것처럼 가난할까? 이 답답한 심정을 속 시원히 토로하면 명쾌한 해답을 주실 분은 진정 없는 건가?

 

그동안 참 스승을 찾아 많이도 헤매고 다녔다. 어딘가에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는 소문을 들으면 불원천리하고 달려갔었다. 그런데 막상 소문의 그 주인공을 만나고 나서 발걸음을 돌리면서 온몸에 와르르 몰려오는 실망감에 발걸음에 힘이 쭉 빠져나갔다. 적지 않은 사회적 저명인사를 만나고 난 후, 그들 또한 좀 더 우수한 자본주의 복제품 중에 하나일 뿐이라는 것을 알고 얼마나 실망했던가. 연예인이나 돈 많은 사람이 어느덧 삶의 모델이 되어버린 우리 시대는 얼마나 암울한 시대인가.

 

어제 우리 시대 좀체 보기 드문 훌륭한 스승 한 분을 만났다. 현재 성균관 관장이신 서정기선생님이시다. 젊은 시절 4. 19 혁명의 주역이었고, 평생 음지에서 책을 읽고 저술을 하며 후학을 가르치며 살아오신 분. 연일 터져 나오는 사회적 불의를 보고도, 차마 믿을 수 없는 극심한 도덕적 타락을 보고도 감히 이를 꾸짖어 잘못이라고 일갈할 수 있는 사람이 사라져 버린 이 슬픈 시대에 그는 세상을 향해 이렇게 목청껏 외치고 있다. 그대들 정신 차리라고. 지금 이렇게 사는 것이 진정한 삶이 아니라고. 그저 잘 먹고 호사스럽게 사는 삶이 얼마나 천한 삶인가를 알아야 한다고. 최소한 자신이 천한 삶을 살고 있음에 부끄러운 줄은 알아야한다고. 성균관장이라는 최고의 영광스러운 자리에 앉아 계시면서도 지극히 소박하고 질박한 일상을 사시는 분.

 

이 변절의 시대에 서정기 선생님은 76년 동안 늘 외롭고 굳세게 지조를 지키며 살아오셨다. 이 진흙탕 같고 북새통 같은 세상에 살면서 어찌 내 몸과 마음에 진흙을 묻히지 않고 살 수 있겠는가? 그러기에 우리 시대 자기만의 삶을 꼿꼿하게 사는 사람들은 모두 이상주의자가 될 수밖에 없다. 친구할만한 사람이 없으면 이미 고인이 된 인류의 위대한 성현들을 마음속으로 불러내어 친구로 삼을 수밖에 없다는 말에 가슴 한 켠이 울컥한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최소한 율곡 선생 정도의 대현(大賢)은 되어야 하지 않느냐 하는 말씀을 듣고 갑자기 내 초라한 삶이 한 눈에 보여 부끄러움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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