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래
*흙심에 마음 헹구기*
가진 재주를 다 부리며
비가 오다 눈이 오다
꾸물거리던
변화무쌍한 3월이
담배 연기처럼
허공으로 사라져 가고
4월에 첫날에 접어들자
본격적인 농번기가 시작되고
산촌 마을 여기저기서
거름 냄새가 진동하는데
을신년 스럽던 논바닥
지푸라기 태운 검은 자리에
푸른 새싹이 돋아나고
변덕스런 일기에 속은
철새들이 때늦게
돌아갈 채비를 한다
동네 여기 저기서
밭을 갈고 씨앗을 뿌리는데
나는 흙을 곱게 다지고
게으른 반성문을 쓰듯이
정성스럽게 비닐을 덮고
하루 종일 흙을 어루만지며
농심에 의식을 치르듯
경건하고 엄숙한 마음으로
분주하게 움직이며
흙 향기에 흠뻑 취하다 하늘을 본다~~~*
흙에서 배우는 노동의 신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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