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래
*초겨울에 텅빈 들녘*
입동이 지나자
쌀쌀한 날씨는
조석으로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겨울로 향해 진입한다
을신년 스런
회색빛 하늘 아레
빈 들녘은 가도 가도
쓸쓸함이 묻어난다
보초를 서던 허수아비도
이미 철수 한 지 오래됐고
밤나무 골 공주댁은
김장 배추를 추스리다
거친 손 마디 마디가
수세미처럼 건조해
황덕불로 시린 손을 녹인다
겨울 준비에 고단한 노곤함이
연기를 타고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빠르게 지나가는 시절에
무엇인가 놓쳐 버린 듯
알 수 없는 허무가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데
버림받은
덜 여물은 호박이
겨울을 걱정하고
고양이 한 마리가
웅크리고 앉아
죽은 듯이 사색을 한다
저물어 가는 석양에
텅 빈 들녘을 처다 보다가
허전함을 털어 버리며
서서히 갈 길을 재촉한다~~~*
겨울에 문턱을 넘어선 느낌 사색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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