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래
*눈을 감아도 떠오르는 길*
천둥 번게가 요란한 밤비가
여름 장마를 연상게 하며
창문을 흔들며
죄짓고 살지 말라고 하듯이
번쩍거리며 장대비가 내린다
낙뢰를 동반한 비오는 날 꿈은
간혹 수면을 설쳐놓기도 하지만
꿈이어서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 내리기도 한다
아침에 일어나니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낸 봄비가
아름다운 꽃을 회수하듯이
빗방울을 내려쳐 꽃잎을 떨어트린다
채 피지도 못한 꽃잎이 서러워
눈물 방울을 흘쩍이며 낙화한다
안개 자욱한 산책로는
뿌연 구름을 이동시키며 나지막이 깔리고
보일듯말듯한 몽한적이 풍경에
고기잡이 박씨는 돛단배를 띄우며
부지런이 노를 젓는다
눈이 부시게 화사한 꽃망울도
한때의 순간이고 찰라다
모든 것이 지나간다
봄날이 지나가고
추억이 지나 가고
철새가 하늘 높이 지나간다
눅눅한 습도가
몇칠째 주위를 맴돌자
따스한 아궁이에
군불이 생각난다
변덕스런 일기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차 한잔을 마시련다~~~*
비가 오는 날 두물머리 산책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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