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래
*소나기가 지나간 길 *
이른 더위로 후덥지근한 날씨에
올 듯 말듯한 애를 태우던 하늘에
회색빛 안개구름이 몰려오고
시원한 소나기가 지나가며
대지의 후끊한 지열을 식히고
말랐던 실개천에 촉촉이 물이 흐른다
흙탕물이 흐르자
붕어가 맑은 물을 찾아 올라오고
전깃줄엔 참새가 나란히 앉아 음계를 그린다
방금 내린 소나기로
세수를 한 풀잎엔 물방울이 맺혀
싱그러운 수채화를 예쁘게 그렸습니다
오랜만에 맞는 촉촉한 흙냄새와
향긋한 풀꽃 향기는 내가 가장 좋아하고
즐기는 산책길입니다 한참을 걸고 나면
이상하리 만치
마음이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지구 상에 살아 있는 모든 생물은
기다림 끝에 맛보는
시원한 소나기에 활기를 찾고
내일에 희망을 노래합니다
자연의 섭리는 참으로 오묘합니다
아무도 차별 없이 고루 내려준 덕분에
안개로 허리를 감싸 않은 산과 강
이제 막 피기 시작한 연꽃과 나리꽃
흔하디 흔한 개망초가 사이좋게
어울려 들꽃 잔치를 합니다
내가 지금 그 속에서 자연이
차려준 들꽃을 한상 가득히 받아 들고
행복의 기쁨에 취해갑니다 ~~~*
소나기가 만든 수채화 산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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