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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능소화 산책길

 

김영래

 

*능소화 산책길*

 

 

이른 아침에 안개

구름이 산 중턱에 걸터

앉아 있다 내려올 듯하다

 

이슬비만 조금

오다 말다 하길래

비 온 후 촉촉한 흙길로

 

수채화 산책을 나왔는데

그 사이에 변덕스럽게

강렬한 햇볕이 내리 쬐

 

뜨거운 마른장마가 되어

붉은 능소화가 피었다

버티지 못하고 더위에

 

지쳐 떨어져 내린다

너무도 짧은 순간에 

피고 지는 서러운 꽃

 

우산을 받쳐 든

발길을 멈추고 보는데

거미줄에 맺힌 물방울이

 

제 각각 요술을 부려

구슬처럼 보석처럼

영롱하게 빤짝거린다

 

시기를 놓친

살구나무에 살구가

한 무더기 농익었지만 

 

주인에 사랑의

손길을 받지 못하고

떨어져 내려 짓무른다

 

사람이나 과일이나

사랑받지 못하는 삶은

안타깝고 애석한 마감이다~~~*

 

 

많이 사랑하고 웃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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