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래
*흐르는 세월 잡을수 없는 시간*
을신년 스러운 하늘이
비가 오려나 눈이 오려나
준비 없이 떠난 산행이
걱정스럽게 마음을 흔드는데
암 능 길을 접어들자
미끄러운 위험을 감지했는지
저만큼 달아나 버린다
정상에 오르자
땀 흘린 대가의 성취감이
해냇다는 희열로 뒤바뀐다
하산길은 여유롭게
후면 오솔길로 내려가는데
그 곱던 빨간 단풍은
진한 갈색의 메마름 으로
바스락거림으로 부서져 사라져간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푹신 거리는 빨간 카펫 위에 누어
팔베게를 하고 상념에 잠긴다
피 끓던 젊은 시절
삶의 등짐이 버거워 안간힘을 쓰는 사이에
아무것도 모르고 아름다운 느낌도 알아채지 못하고
빠르게 지나간 싱그럽던 그 푸르름
나이가 들어가며
불같은 정열이 식어 갈수록
그 젊음을 회상하며 못 잊어 그리워한다
막걸리 한잔 술에
즐겨 읽던 시 한 수를 곱씹으며
계곡의 울림으로 메아리친다~~~~*
세월의 무상함을 뒤돌아 본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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