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래
*여름 천렵 이야기*
모 심기가 끝나고
소나기가 한차례 지나가고
청개구리가 울고 나니
푸른 들녘이
하루가 다르게
쑥쑥 성장해간다
강둑 길에는 산딸기가
빨갛게 익어 가고
하늘로 껑충 큰
옥수수 대궁에
붉을 수염을 날 릴 줌이면
양평 마을 사람이
함께 모여 여름 별미
천렵 모임을 알린다
해마다 이맘때면
연례행사처럼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남자들은 어린 시절
익숙한 솜씨를 재현하며
팔딱거리는 꺽치 퉁가리
큰 붕어를 잡아 올린다
역할 분담이 나뉘 지고
여자들이 이때부터
맛깔스러운 솜씨가 발휘된다
매운 고추 애호박 송송 썰고
미나리 들깻잎 듬뿍 넣고
수제비를 펄펄 끓여내면
얼큰하고 매콤한
감칠맛이 환상이고
그 옛날 시절로 온듯하다
무더운 여름날
코에 땀을 흘리며
호호 불며 먹는 뜨거운 이 맛
밀린 이야기꽃을 피우며
한잔 술이 돌려지고
유쾌한 건배를 외친다
강둑 나무 그늘 아래서
행복한 웃음이 울려 퍼지니
이게 바로 사람 사는 맛이다~~~*
향수에 토속 별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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