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래
*수성못 갈대 산책로*
메마른 겨울바람이 부는데도
새봄에 제일 먼저 피어난
능수버들이 끈질기게 푸름을 버틴다
일찌감치 흰머리로 변한
갈대가 흔들리는 산책로에는
텅 빈 오리배가 굴비처럼 엮여
긴 겨울잠에 들어가
잔잔한 물결에 줄 맞추기를 하며
일렬로 늘어서 출렁거린다
나를 방랑자로 만든
지독한 열병이 추운 날도 마다하고
또 이렇게 그리움을 한 짐 질어지고
바람 불면 바람맞고
그물에 걸리지 않는
구름처럼 정처 없이 떠돈다
나이가 들어가니
삶에 아픈 무늬가 옹이가 되어
마음이 편안한 방식으로 살기로 했습니다
겨울 호수는
쓸쓸한 것 같으면서도
내 눈에는 따뜻한 마음이 됩니다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응시하다 독배를 합니다
도시에 삶 속에서 처지지 않으려
얼마나 숨 가쁘게 달려왔는가
어떤 땐 사람들 속에 바보로 비치지만
진정한 자유를 만끽하니
얽매임 없는 내 발길은
너무도 소중하고 달고 찰지다
여행은 자아도취고 자기성찰이다~~~*
여행 중 대구 수성 못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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