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래
*눈꽃 기차 여행을 떠나며*
한해에 마지막 달에는
많은 모임 소식이 전해지고
이어지는 술자리에 몸이 지친다
혹한에 맹추위가 심술을 부리지만
왠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에
겨울바람이 몹시도 부는 날
내 안에 있는 방랑벽이 또 도져
기어이 배낭을 챙기고 떠납니다
아무리 추워도 눈만 오면 도지는 병
그 중독성이 강해 마음이 가는대로
내가 나를 말리지 못하고
눈 내리는 설경을 보러 갑니다
귀에 익은 철커덩거리는
규칙적인 금속성 소리가
새 찬 눈보라를 가르며 달립니다
창밖을 바라보며 캔 맥주 한잔으로
목을 축이며 함께 나누는 담소 중
온통 하얀 농촌 마을이 지나갑니다
왠지 가슴에 맺힌 몽우리가 풀리고
답답했던 가슴이 후련합니다
산다는 게 별개 아는듯싶지만
도심에 있을 땐 산재한 일들이
실타래처럼 엉켜 왜 그리
복잡하고 힘든지 머리가 지근거린다
현실 도피가 아니고
내가 나를 사랑하는 휴식 여행으로
스스로 챙기는 마음자리입니다
하얀 설경 속에서 하얀 마음으로
찌든 앙금을 말끔하게 헹구고
새로운 기운 가득 채우고 오렵니다 ~~~*
눈 오는 날 떠나는 기차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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