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래
*비 그친 후 촉촉한 길*
며칠째 내린 비로 도
충분히 해갈된 것 같은데
아래 지방엔 비 피해가 속출해도
끊임없이 소나기가
열심히 퍼부어 댑니다
오후들어 잠시 오락가락합니다
창가에 서서 강 건너
운길산을 바라보니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들어
산허리에
운무가 걸터앉아
몽환적인 풍경을 그립니다
내가 강 마을에 사는 이유도
비 온 후 물방울이 영롱하게
맺힌 촉촉한 수채화 꽃길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 평창강에서
주입된 향수가 평생을
따라다니는가 봅니다
찬스다 싶어 카메라를
챙기고 서둘러 나간다
이미 많은 사람이 나와
우중 산책을 즐기는 걸 보니
저 같은 취향도 많나 봅니다
강둑길을 한 바퀴 천천히
돌고 나서 오늘같이 비 오는
날은 파전에다 동동주를 걸치면
딱 고향 집 대청
마루가 생각이 납니다
사람 산다는 게 다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살면 모든 게
평화롭고 즐겁습니다
구수한 동동주 덕분에
향수를 소환해 행복한 시간에
이렇게 감사한 날로 차려졌습니다~~~*
비 오는 날 작은 소학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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