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래
지하철 안에서
어둠속을 뚤고
땅속으로 달리는 서울의 지하철
서민들의 꿈과 애환을 실고
힘차게 희망의 내일로 달린다
저마다 표정이 다른
삶의 축소판
묵직한 짐 보따를
머리에 이고 타시는 하얀 머리 할머니
영어 문장을 외우며
반복하여 중얼 거리는 학생
부족한 수면을
토막 잠으로 때우는 장거리 직장인
지남철 처럼
끌어않고 두손을 꼭잡고 속삭이는 연인
공동 구매로
까만 복장과 배낭을 울러맨 친목회 등산객
정치면 신문을
심각한 얼굴로 보시는 안경낀 중년신사
노트북을
빠른 속도로 정신없이 두두리는 대학생
옆사람은
생각지 않고 장시간 조잘 되는 핸드폰 중독자
비좁은 사이로
비집고 큰소리로 떠드는 잡상인
모두가 저마다
꿈을안고 하루를 달린다
나는 전철 안에서
눈을감고 중얼거린다
올해는 대학 졸업하고 3년째 피씨 방에서
시간 죽이는 옆집 총각 꼭 취직의 영광을
서른 아홉수 의 끝자락에 서성이는
잘생긴 조카도 결혼하여 득남을
수도권 시민들 바라시는 꿈 꼭 이루시고
힘든 저 얼굴에
웃음꽃이 할짝 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