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래
*비 그친 뒤 수채화 속에서*
그 무덥던 여름도
단숨에 식혀버리는 위력으로
밤사이에 요란한
천둥 번개를 치며
폭우가 쏟아져 내린다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비가 잠잠해지고
소강생태로 숨 고르기를 한다
유난히 촉촉이
젖은 흙길을 좋아하는 나는
그 틈에 산책을 나가는데
앞산에 낮게 깔린 안개가 내려와
포근하게 감싸 안고 다가온다
숲 속에 불어난 계곡물이
우렁찬 교향곡을 연주하고
그 사이에
자연이 요술을 부려
빨간 딸기가 달리고
구름버섯이 몽울 몽울 피어났다
연잎은 한 아름 가득
안고 있던 물 동이를 기우려
동그라미를 그리며
실로폰을 멋지게 친다
거미줄은 대롱대롱 매달린
영롱한 물방울 망토를 짜고
아~아늑하고 포근한
아침 풍경이 너무도 좋다
자연 속의 느낌산책은
참으로 충만한 기쁨을 선사한다
한적한 풍경을
통째로 전세 낸 듯
이 순간은 내가
주인고 행복감에 빠져든다
뿌듯함에 감사함으로
하늘을 우러러보다가
조용히 벤치에 앉아
가만히 귀 기울이고
가을이 오는
소리를 경청한다~~~*
비 그친 사이에 즐기는 충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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